
천고에 쌓인 시름 씻어나 보고져 내리닫이 백 병의 술을 마신다 이 밤 이 좋은 시간 우리 청담(淸談)이나 나누세-이백의 '벗과 함께 이 밤을' by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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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 'I dreamed a dream'
I dreamed a dream in times gone by 난 흘러간 시간에 꿈을 꿨네 When hope was high 희망은 높았고 And life worth living 삶은 가치가 있었을 때 I dreamed that love would never die 난 사랑이 절대 안 죽을 거라 꿈꿨네 I dreamed that God would be forgiving 난 신이 용서할 거라 꿈꿨네 Then I was young and unafraid 그리고 나는 어렸고 두려움이 없었고 And dreams were made and used and wasted 꿈들은 만들어지고 사용되고 버려졌네 There...
가족 이야기로 채워진 ‘집’ 학산소극장에서 펼쳐 진 연극 ‘집’은 두 가지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하나는 ‘관극후불제’를 내걸었던 것이고, 또 하나는 원작이 네덜란드의 휴고 끌라우스의 작품이라는 점이었다. 극단 동이가 내 건 “부담 없이 보시고 공연이 끝난 후 느끼신 만큼의 재미와 감동을 관극료로 내 주세요” 라는 방법의 관극후불제는 관객이 보다 쉽게 연극에 접근할 수 있고, 느낀 만큼 후불로 낸다는 점에서 좋은 시도로 보인다. 다만 앞으로 많은 극단들이 관극후불제를 도입할 수 있을지, 이런 시도가 질적으로 다양한 관객들은 공연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네덜란드 원작이고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집>에 관한 이야기이고, 원작이 가진 구체적인 내용 전개에 대한 호기심으로 극단 동이의 ‘집’은 관객의 흥미를 이끌어내는 좋은 소재임에는 분명한 것 같다. 그런데 ‘집’은 관객들의 이런 흥미도 뛰어 넘어 원작을 한국 현실에 맞게 각색함으로써 새로운 내용으로 변형되었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돌봐주는 조건으로 ‘괜찮은 집’에서 살게 된다는 이야기를 제외하면, 모든 내용은 한국적 스토리로 이어지고 있다. 전형적인 가부장적 특성을 보이는 아버지 박만복, 전통적 엄마 상을 그려나간 어머니 김말분, 청년기의 자유분방함을 표현한 아들과 여자 친구 그리고 치매 할머니 인주댁의 이야기들은 너무나 익숙한 내용이다. 각색된 ‘집’의 주인공들이 워낙 가난한 사람들이란 걸 반영한 것인지 무대장치로 등장한 집은 겉으로 봐서는 좋은 집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 집이 자리한 곳도 언덕 위에 있는 작은 장소라는 느낌이 강하게 느껴지고, 내용 전개 중에 치매 걸린 할머니 냄새로 전해지는 향기가 더해져서 고급주택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집’이 제목인지라 주인공들 중에서도 자기 집의 작은 꿈에 매달리고 있는 어머니가 중심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집 앞 텐트 앞에서 라면을 끓여 낸 장면이나 집에 대한 꿈을 표현하는 대사나 연기가 볼만 하다. 가난한 부부의 전형적인 모습과는 달리 아들의 자유주의적 생활은 부자간의 간극을 너무 크게 보여 조금 새로워 보이며 공연 내내 양자 간의 갈등이 껄끄러워 보이기까지 한다. 아버지보다도 아들에 더 애착을 가지는 어머니와 자유로운 삶을 가고자 하는 아들 간의 갈등은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어머니는 집에 점점 더 관심을 기울이게 만들었다. 어머니에 비해 아버지는 막걸리나 마시고 아들 여자 친구에 흥미를 가지는 등 어머니의 집 주변에 등장하는 조연 정도로 나타난다. 아들 여자 친구도 주인공 부부의 삶과 가치와는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아들과 여자 친구는 줄곧 주인공 부부와 괴리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 보면 한국 현실생활에서 이러한 부모와 아들의 관계도 많이 있을 수 있다는 마음도 든다. 가난한 부부와 다른 길을 가는 아들, 이런 모습은 쉽게 상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집>을 주제로 한 경우에는 대부분 그 가족들은 같은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가족들은 한 마음이 되어 집 속에서 부딪치게 되는 외부의 장애물과 맞서 나가곤 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와 달리 ‘집’ 속의 가족은 어느 정도는 집과는 거리를 두고 가족 간의 갈등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특성을 보여주는 연극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비가 구슬프게 내리던 오후, 관극후불제와 집에서 일어난 가족이야기는 사람들에게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어린이와 함께 공연장에 왔다가 연극 공연시간이 길고 내용이 성인에 맞는 이야기라며 공연장 밖을 나가는 이들을 보면서, 연극에도 나이 제한이 있나 라는 생각도 잠깐 해보았다. 어린이를 위한 연극, 어른을 위한 연극... 함께 연극을 본 후배는 좋았다면 관극후불제 상자에 상당한 금액을 집어 넣었다.
비정규직법 시행효과 및 후속대책
1. 비정규직법 시행효과 1990년대 후반 이후 커다란 사회적 문제가 되어 온 비정규직의 고용안정 및 처우개선을 위해서, 비정규노동자를 보호하는 것은 중요한 정책과제가 되어 왔다. 비정규직 문제는 정부가 어떤 방향으로 노동정책을 펴 나가느냐는 차원뿐만 아니라, 기업 및 노조가 비정규직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느냐는 측면에서도 커다란 쟁점이 되고 있는 사안이다. 기본적으로 「비정규직법」은 노동시장의 유연성 및 비정규직 노동자 보호의 관점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노사의 입장은 상대적인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사용자는 유연성을, 노조는 노동자 보호에 중점을 두는 경향이 있다. 「비정규직법」의 시행효과는 노사의 견해 차이도 중요하지만 업종 및 사업장의 경영상황 및 노동력 구성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2007년 7월에 시행된 「비정규직법」 이후, 새로운 제도적 규율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조치 유형은 크게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표 1> 참고). 첫째,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계약해지’이다. 2년 이상 근속의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화를 회피하기 위해 고용관계를 해소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는 공공, 민간부문 상당수 사업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이랜드 사례로, 이를 둘러싼 노사 갈등은 「비정규직법」에 대한 현실적 논란과 실제 사업장의 비정규직에 대한 노사의 입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둘째, 직접고용 비정규직 대신에 해당 업무를 ‘외주화’하는 것이다. 기존 기간제 근로자를 파견․도급․하청 간접고용으로 대체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는 뉴코아, 한국은행, 롯데호텔, 세이브존, 현대백화점 등에서 일어나고 있다. 외주화 전략은 기업이 직접 기존 기간제 노동자를 계약해지 않으면서 자연감원 되는 인력을 기간제로 채용하지 않으면서 별도로 외주화하는 경우도 있고, 기업이 시설을 확충하거나 신설하면서 기존에 직접고용 업무를 외주화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셋째, ‘분리직군제’의 무기계약직화이다. 폐쇄된 별도 직무/직군제로 재편하는 것이다. 이 경우는 우리은행, 홈에버, 전남대병원 등에서 나타나고 있다. 별도 직군제로 재편하는 정규직화는 고용안정은 보장되는 데 비해, 임금 및 근로조건은 기존 정규직에 비교해 계속해서 차별적인 상황에 처하게 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넷째,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면서 ‘하위직급을 신설’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는 부산은행, CJ투자증권 등에서 나타난 경우로, 일단 정규직화하면서 하위직급으로 편입시킨 후에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 승진 경로를 따라갈 수 있다는 특성이 있다. 다섯째, 기존 비정규직노동자를 「비정규직법」의 취지에 맞게 ‘정규직화’를 하는 것이다. 가장 바람직한 경우로 기존 정규직과의 차별 없는 고용조건 보장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는 하나은행, 신세계, 현대차․기아차 사무계약직, 경희의료원, 한양대병원 등에서 진행되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하는 경우에도 해당 사업장에 존재하는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계속 존재하는 비정규직의 차별처우 개선 문제도 중요한 문제로 남아 있다. <표 1> 업종별 비정규직 사례의 유형, 문제점, 후속대책 업종 | 유형 | 문제점 | 후속대책 | 유 통 | ▪ 계약해지 및 외주화 : 현대백화점, 세이브존I&C, 이랜드, 뉴코아 및 아울렛 | ▪ 비정규직법 시행 전후 계약직의 계산 및 식품 담당 직원 계약해지 및 외주화 | ▪ 외주화 방지 대책 필요 - 기존 정규직 담당 업무(상시적 업무)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법률적 보완 필요 - 원청업체의 간접고용 노동자 차별시정 의무화 고려 - 점포별/층별 고용형태 분리 규제방안 필요 | ▪ 무기계약 : 신세계 및 롯데백화점과 할인점, 홈플러스, 농협유통, GS리테일, | ▪ 기존 정규직과 차별(인사,승진, 복지 등) 존재, 취업규칙 등에 계약해지 조건 존재 | ▪ 기존 정규직과의 차별(인사, 승진, 복지 등) 해소 노력 필요 - 무기계약 및 분리직군 내 인사, 승진제도 원칙과 규정 의무화(근로계약서 작성 의무화 등) | ▪ 분리직군 : 농협유통(기능직), 이랜드 홈에버(직무급제), 신세계(상품진열, 조리업무) | ▪ 기존의 정규직과 직군분리로 인한 차별 존재(인사, 승진, 복지 등) | ▪ 정규직화 : 애경(관리직 포함), 갤러리아(계산직), 롯데마트(매장관리직) | ▪ 남성중심 직군을 중심으로 정규직화 | ▪ 업무/직무 특성에 따른 간접차별(성차별) 해소 위한 대책 필요 - 적극적 개선조치(AA) 강화 ex) 성별 고용형태 제출 의무화 | 금 융 | ▪ 분리직군제 : 우리은행 | ▪ 분리직군제 도입 ▪ 비정규직 차별의 회피와 온존 | ▪ 정규직화 가능성 개방 필요 | ▪ 정규직화 및 차별시정 : 부산은행 | ▪ 하위직급 신설 | ▪ 정규직 전환 이후 승진 보장 | ▪ 분리직군제 : LIG 손해보험 | ▪ 특수고용직 정규직 전환 | ▪ 고용유연화 규제책 마련 | ▪ 정규직화 : 알리안츠생명보험 | ▪ 정규직 전환율을 낮추려고 함 | ▪ 정규직화가 모두 되도록 정책마련 | ▪ 정규직화 : CJ투자증권 | ▪ 하위직급 신설 | ▪ 정규직 전환 이후 승진 보장 | ▪ 정규직화 : 현대증권 | ▪ 계약직 채용 허용 | ▪ 비정규직 채용에 대한 규제 마련 | 보 건 | ▪ 정규직화 : 경희의료원 | ▪ 비정규직은 상여금 200% 덜 받음. | ▪ 비정규직의 경력 인정 필요 | ▪ 정규직화 및 차별시정 적용 : 한양대의료원 | ▪ 병원 경영상황 부진으로 향후에도 비정규직 차별시정 불안정한 상황 | ▪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인상에 대한 합리적 기준 마련 | ▪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 여전히 존재 : 고대의료원 | ▪ 비정규직이 많고, 동일 대우가 실행되지 못하고 있음 | ▪ 비정규직 동일 대우 재원마련 ▪ 외주화 규제 | ▪ 무기계약직으로 전환 : 전남대병원 | ▪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면서 80% 수준에 머물러 있음 | ▪ 무기계약직의 차별처우 개선 ▪ 외주화 규제 | 공 공 | ▪ 기간제 사용 예외기준 적용으로 전환 제외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 ▪ 기간제법 사용 예외조항의 포괄성 | ▪ 기간제법 적용 예외기준의 재고 | ▪ 외주화를 통한 우회전략 : 도시철도공사 | ▪ 직접고용 비정규직 고용불안 ▪ 비용절감형 외주화 확대 | ▪ 합리적 외주화 원칙 보강 ▪ 핵심/주변업무 구분의 기준 마련 ▪ 정부의 기관 평가체계 개선 ▪ 외주업체 감시/감독 강화 | ▪ 하위직급 신설을 통한 정규직화 (통합적 내부화) :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 ▪ 기존 경력 불인정 ▪ 신규 채용 억제 | ▪ 경영평가시 정규직화 가산점 부여 | ▪ 무기계약직 전환(별도 인사관리) : 학교 비정규직 | ▪ 무기계약직 별도 인사관리안의 ‘독소’ 조항으로 고용불안정 해소 미흡 ▪ 처우개선의 실효성 미약 | ▪ 무기계약직 인사관리 중 해고와 근무평정 등 고용불안정 요소 제거 ▪ 실질적 처우개선을 위한 예산 확보 방안 마련 | 금 속 | ▪ 업체 계약해지(폐업)으로 인한 고용계약해지/근속불인정: 현대자동차 | ▪ 기존 단협 무력화 ▪ 고용불안/근로조건 악화 ▪ 교섭주체의 불안정성 | ▪ 기존 단협과 근로조건 승계 ▪ 원청과 교섭참가 의무화 ▪ 정규직노조의 적극적 개입 ▪ 산별체제 하에서의 보호장치 마련 | ▪ 업체 계약해지(폐업)으로 인한 고용계약해지/사내하청 단기계약직 증가: 기아자동차 | ▪ 기존 단협 무력화 ▪ 고용불안/근로조건 악화 ▪ 교섭주체의 불안정성 | ▪ 업체 계약해지(폐업)으로 인한 고용계약해지: 대우자동차 | ▪ 기존 단협 무력화 ▪ 고용불안/기존 근로조건 악화 ▪ 교섭주체의 불안정성 | ▪ 사무계약직 정규직화: 사무계약직 | ▪ 내부 전환배치 ▪ 기존업무의 외주화 | |
이렇게 「비정규직법」은 300인 이상 대기업의 경우는 부분적인 성과를 보여 정규직화 또는 무기계약직 전환으로 이행하도록 만든 측면이 있지만, 상당수 기업들의 경우는 법 취지를 무시하는 외주화 또는 계약해지를 강행하여 심각한 노사갈등을 초래하기도 하였다. 비정규직 보호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법 규정 회피의 기업행동을 규율하기 위한 관련법의 추가 보완이 요구되며, 2008년 이후 중소사업장의 법 적용에 따라 비정규직 처리를 둘러싼 노사갈등이 더욱 증폭될 것으로 우려된다. 지불능력이 있는 대기업이나 지불능력 및 노동권 의식이 불비한 영세사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그 갈등강도가 낮을 것인 반면, 중소기업들에서 비정규직 처리 관련 갈등이 집중적으로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2.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기본 시각 노사정 모두 비정규직 문제의 사회적 심각성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정규직의 남용과 차별은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높이고, 노동 양극화를 심화시키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고용구조 정착과 비정규노동자를 보호는 사회적으로 정당한 요구라는 것을 전제해야 한다. 다만, 노동양극화 또는 노동시장 분절구조 해소를 지향하는 해법 찾기의 관점에서 제도적․정책적 해결을 모색할 것이 요망된다. 즉 법 규제를 통한 비정규노동자 보호와 함께 노동시장 주체인 노사의 전략과 관행 변화를 더불어 고려해야 할 것이다. 사용자단체의 ‘대기업 정규직 탓하기’와 노조단체의 ‘비정규직 보호 요구하기’의 상호 공방을 넘어서는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비정규직의 남용․차별이 지속되는 배경요인인 사용자의 비정규인력 선호 동기에 대한 명확한 분석에 의거한 해법 찾기를 해야 한다. 대기업은 고용유연성, 인건비 부담 완화, 노조 회피 및 우수인력 선발 기제로 비정규직을 활용하고 있고, 중소기업은 지불능력 제약 및 노동법 준수의식 결여가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비자발적 비정규직이 생기는 이유는 정규직 일자리를 구하는 데 실패하면서, 비정규직 일자리로 몰리는 관행이 있기 때문이다. 비정규직은 정규직에 비해 조직몰입도 및 생산성이 낮을 수도 있다는 문제도 제기되기도 한다.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기본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첫째, 노동시장의 구조개혁으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근원적 해결을 모색할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정규직의 기업중심 고용경직성으로부터 산업횡단적 고용안정 체제로의 이행, 기업 내 기능적 유연성 확보, 비정규직 활용 규제를 통해 사회적으로 달성해야 할 고용구조의 ‘유연안정성’을 마련해야 한다. 노동비용 구조의 적정화도 중요한 과제로 비정규직의 부당한 처우 차별 지양하고, 직무평가에 따른 ‘동일노동 동일임금’ 임금체계, 즉 산별 직무숙련급체계의 도입도 추진해야 한다. 둘째, 노사파트너십의 구축 및 확산으로 노조비용의 최소화와 생산적 노조효과 증대를 도모하는 것도 필요하다. 「비정규직법」이 실제적인 성과를 보이기 위해서는 노사가 비정규직 유연안정성에 대한 상호 이해가 전제되어야 하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및 차별처우 개선에 대한 의지가 우선적으로 요구된다. 노사의 대립적 관계가 지속된다면 현실적으로 중요한 비정규직 문제가 소모적인 논란 및 필요 없는 갈등으로 이어져 제대로 해결되기 어려워질 수 도 있기 때문이다. 셋째, 기업 지불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사업장에 대해서는 고용구조 개편을 지원하여 중소기업의 정규직화에 대한 정책적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도 있다. 「비정규직법」으로 인한 정규직화 및 차별처우 개선을 위해서는 일정한 기업의 부담이 요구되기 때문에, 기업경영이 좋지 않은 중소사업장은 의지가 있더라도 쉽게 법에 맞는 정규직화를 실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넷째, 기업에서 일어나는 비정규직에 대한 탈법․불법 노무관리도 척결할 필요가 있다. 「비정규직법」에 따라 정규직화해야 하는 기간제노동자를 계약해지하고 외주화를 통해 간접고용노동자로 충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비정규직 처우개선 노력을 실행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정부 및 사회 차원에서 관리감독 기능을 높여야 할 것이다. 비정규직은 고용불안정으로 인해 노조에 가입하기 어려운 부문이 아직도 남아 있는데, 비정규직노조에 대한 보호도 강화하여 해당 사업장의 탈법․불법 노무관리도 없어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노동시장에서 비정규직이 고용안정성을 지닐 수 있도록 교육훈련도 확대하는 방법도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 비정규노동자의 취업능력 향상을 위한 직업훈련 제공 지원, 맞춤형 취업알선, 여성 직업경력 연속성 보장을 위한 ‘일과 가족의 조화’ 구현 여건의 강화 등의 방안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직업능력개발은 노사정이 공동으로 업종 및 지역 차원에서 비정규직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실제적인 효과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요컨대, 우리 노동시장 전반에 대한 사회적 규범과 게임규칙을 재정립하지 않고서는 비정규직 문제는 해결하기 어렵다. 이를 둘러싼 소모적인 노사각축이 되풀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동시장의 전반적인 개혁을 구상하는 전략적 청사진에 기초하여 노사정 합의에 의한 정책 접근이 필요하다. 3. 비정규직법 후속대책: 입법적 대응과 정책적 과제 비정규직법 후속대책은 크게 보아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비정규직법」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내용과 법 개정으로 하기 힘든 제도정책적 내용이다.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비정규직법」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노사가 자율적으로 해결방안을 마련하는 것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법 내용 자체에 대한 개선방안을 만드는 것도 시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우선 「비정규직법」의 문제점에 대한 입법적 대응을 살펴본 다음 정책과제에 대해 검토해보고자 한다. 1) 입법적 대응 2007년 7월에 시행된 「비정규직법」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및 차별처우 개선의 측면에서 부분적인 성과를 거두었지만, 여전히 많은 비정규직이 존재하고 있다. 또한 「비정규직법」의 시행으로 인해 기간제노동자가 계약해지 되는 경우도 있고, 법을 회피하기 위해 외주화를 확대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비정규직의 차별처우 개선 측면에서도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이 남아 있다. 정규직과 동일한 업무를 하는 비정규직의 경우에는 동일임금을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비정규직법」 시행 이후에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법으로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을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정규직법」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미비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기간제는 「비정규직법」에서 정규직화 및 차별처우 개선을 다루고는 있지만 기업에서 상시적인 정규직 업무를 과도하게 기간제로 대신하는 것을 방지하도록 하는 ‘사용사유 제한’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즉 기간제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특별한 경우는 결원을 대체할 경우, 계절적 사업의 경우, 일정한 사업의 완료에 필요한 경우, 노동자의 필요에 의해 기간을 정한 경우 등을 생각할 수 있다. 둘째, 기간제의 현재 2년의 ‘사용기간 제한’에 대해서도 보완될 필요가 있다. 사용기간 계산에서 지금처럼 노동자 ‘개인’을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업무’를 기준으로 하여, 동일한 업무를 상이한 기간제노동자가 바뀌어 일하는 경우를 막아야 할 것이다. 또한 기간제의 계약기간이 지났음에도 계속해서 근무한 경우 정규직 근로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보도록 해야 한다. 셋째, 기간제가 사용기간이 지나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음에도 불구하고 임금 및 근로조건이 비정규직일 때와 비슷한 경우가 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무기계약직의 근로조건을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 무기계약직의 경우는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 및 근로조건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기간제를 사용할 경우에 절차적으로 노동조합의 대표 또는 노동자 과반수 대표에게 사전에 협의하는 절차를 가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 절차를 통해 정규직이 담당하는 상시업무에 대해서 비정규직을 남용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사업장에서 인력이 필요하여 통상근로자를 충원하고자 할 때에는 해당 사업장 동종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단시간근로자를 우선 고용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여러 사례 사업장에서 노사 간의 의견대립이 있는 내용으로 기업에서는 해당 업무의 단시간근로자를 채용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이와 같은 논란을 없애기 위해 법에서 단시간근로자 우선 고용 내용을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여섯째, 동일가치노동에 대한 동일임금 원칙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비정규직 내에서도 직접고용과 간접고용 간의 임금격차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동일업무를 하는 경우에는 고용형태를 이유로 차별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해당 사업장에 동일 업무를 하는 정규직이 없는 경우에는 동일 업종의 다른 사업장의 비교대상을 설정해서 동일임금을 지급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일곱째, 「비정규직법」 시행 이후 사용자들이 활용하고 있는 외주화를 규제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사용자가 사업장의 상시적인 업무에 대해서는 도급, 파견, 용역 등 간접고용노동자를 사용해서는 안 되고, 필요하다면 직접고용으로 하도록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현재 외주화된 상태라고 하더라도 원청기업의 중층적 사용자성을 인정하여, 간접고용노동자에 대해 임금, 노동조건, 고용에 있어서 연대책임을 부여해야 한다. 더 나아가 간접고용에 대한 단체교섭 의무도 명기할 필요가 있다. 절차상으로도 사용자가 외주화를 할 경우에 노조 대표 및 노동자 과반수 대표와 협의를 하도록 하고, 일정 기간(3개월) 마다 간접고용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2) 정책적 과제 비정규직 보호는 법을 보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 차원에서 노사 합의를 통하여 실천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노사가 비정규직 보호를 잘 실행할 수 있도록 법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제도정책을 확대․강화해야 한다. 첫째,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업무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 직무의 사회적 평정 기준 마련을 위한 노사정 공동의 정책연구 또는 정책협의 수행기구 설치운영도 강구하고, 직무급 임금구조 및 산업별 직종경력개발․교육훈련체계의 도입확산을 위한 모델 개발 지원도 해야 한다. 둘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이것은 양질의 일자리를 확산하는 것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한 정책방안으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대한 세제 및 사회보험의 정책 지원, 비정규직 대상의 직업능력 향상을 위한 훈련비용 지원,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전환청구권 보장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셋째, 정부는 비정규직의 탈법․불법적 노무관리를 척결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사회보험과 근로기준의 미적용사업장에 대한 특별 근로감독을 실시하고 내부 고발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별 근로감독은 노사정이 공동으로 주관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시민사회단체의 지원을 허용하도록 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비정규직 보호와 관련된 노동시장의 유연안정성 제고를 위해서는 기업내부노동시장의 고용경직성과 비용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초기업적 고용체제의 구축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으며, 통합적 산별교섭을 통한 노사 공동의 산별기금 출연과 고용복지센터 운영이 이루어져야 한다. 초기에는 정부가 기금을 지원하고 사후적으로 고용보험기금 및 해당 사업에 대한 출연주체 중심의 운영체제로 재편해야 할 것이다. 노동시장에 내재되어 있는 불안정성과 불완전성, 분단차별구조의 관성, 외부성의 영향 등에 따른 항시적 실패가능성을 노사정의 사회적 협력에 의거 적극적으로 규율․조정하는 소위 ‘사회적 노동시장체제’ 구축의 공감대를 형성․확산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노동양극화의 해소와 좋은 일자리의 확충, 노사파트너십을 구현하기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제도적 규범화, 산업차원 직무급체계 설계․도입을 위한 사회적 직무평정의 정책협의기구 설치운영, 사업장 수준의 다양한 고용문제에 대한 노사 합의적 의사결정 등의 제도 개선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인천시립극단이 연말을 맞아 가족연극이라고 할 수 있는 ‘크리스마스와 스크루지’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와 스크루지’는 우리 모두에게 너무 익숙한 성탄절에 얽힌 내용이라 주로 가족이 어린이와 함께 와서 볼 수 있는 연극이다. 무엇보다 관객에게 다가서기 위해서는 외국원작에 충실하면서도 한국문화와 친숙한 방식과 내용이 도입되는 것이 필수적이다. 관객친화적 관점에서 볼 때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은 무대장치나 상황설정보다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등장하는 세 유령의 캐릭터에 있다. 삼신할머니, 도깨비, 저승사자는 전래동화나 전설의 고향의 주요 등장인물이다. 어린이 관객이 사채업자인 스크루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연극에 집중하기 위해서도 세 유령을 어떻게 그리느냐가 연극의 중요한 관건이 되는 것이었다. ‘크리스마스와 스크루지’는 한국적 유령을 등장시키면서, 가족의 웃음을 자아낼 수 있도록 유령의 등장과 무대장치를 배치하였다. 자칫 어린이에게 지루하게 느껴질 시간 때마다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연출함으로써 가족연극의 의미를 살리곤 하였다. 무대장치 면에서는 처음에 등장하는 건물을 만들어 놓은 것은 한글간판으로 관객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였다. 워낙 원작이 외국작품이라 스크루지의 사무실, 침대, 집안구조가 이국적인 인상을 주었던 것을 상쇄할 수 있는 것이었다. 상황설정의 이국성을 또 줄여준 것은 많은 배우들이 한국문화에서 나올 수 있는 대사들을 해 나간 것이었다. 이 부분은 주로 스크루지를 둘러싼 중요 인물보다는 불우이웃 성금함을 들고 다닌 홍마담과 봉씨, 그리고 이웃들의 대화 속에서 자주 볼 수 있었다. 또한 연극 초반과 종반에 나타난 하늘을 날아 다닌 아기 천사는 한껏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자아내었고, 관객들의 시선을 끌도록 만들었다. ‘크리스마스와 스크루지’에는 많은 배우들이 등장한다. 재정과 인력이 부족한 극단들에서는 대부분의 연극이 몇 명의 주연 배우들로 구성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인 것과 구별되는인천시립극단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30여 명이 등장하여 연극을 만들어가기 때문에 다양한 모습을 그려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초반부에 종반부에 이런 특성이 잘 나타났다. ‘크리스마스와 스크루지’는 주인공인 스크루지와 세 유령 간의 의사소통이 중요 상황이기 때문에, 수십 명의 배우들이 연극공연 내내 계속 활기찬 모습을 보여 줄 여지를 만들어내지는 못한 것 같다. 오늘의 스크루지(지영감)를 설명하는 데 있어 어릴 적 아버지와 여동생과 어렵게 살았던 경험을 삽입한 것은 연극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연결고리로 작용하였다. 스크루지의 어린 시절은 현재의 성격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잘 설명해주었고, 종반부에 그의 마음 변화가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해주는 역할을 하였다. ‘크리스마스와 스크루지’는 연극 진행과정에서 아름다운 음악과 춤, 비눗방울을 보여줌으로써 가족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거리를 보여주면서 마지막에 ‘메리 크리스마스’(Merry Chrismas)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공연 내내 들었던 생각은 크리스마스가 워낙 외국에서 들어온 것이기는 하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의 명절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크리스마스 캐롤’과 같은 성탄절 관련 창작극이 다양하게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한국의 크리스마스는 어떤 내용으로 채워질 수 있을 지 생각해 볼 일이다.
서사극의 파도, ‘네 멋대로 해라’ 연극 ‘네 멋대로 해라’는 브레히트 서사극 기법으로 창작극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특이한 경험이었다. 공연장소인 스페이스 빔(Space Beam)도 특이한 곳이다. 스페이스 빔은 최근에 개발정책에 반대하여 문화예술 공간으로 배다리를 선택하면서, 인천 양조장 자리를 리모델링하여 전시장 및 공연장으로 꾸몄다. 운 좋게도 ‘네 멋대로 해라’의 공연 일정은 12월 19일부터 12월 30일까지인데, 연극을 보러간 날 1층 우각홀에서 ‘경계속의 시간’ 전시회도 볼 수 있었다. 연극을 올릴 공간이 많이 부족한 현실에서 스페이스 빔과 같은 공간 창출은 다른 동네에서도 시도해 볼만한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네 멋대로 해라’의 공연장인 2층 발효실의 연극 무대도 일반적인 공연장 구조와 달랐다. 공연은 발효실 중앙에서 이루어지고 객석은 중앙을 둘러싼 사방에 긴 의자를 늘어서 있었다. 난방은 자동으로 되지 않아 난로를 여러 개 들여 놓았고, 한 벽면엔 빔 프로젝터를 볼 스크린을 걸어 놓았다. 발효실에 발을 들여 놓자 연출이 직접 고구마와 감자가 든 바구니를 건네면서 군고구마 드시라고도 하고, ‘네 멋대로 해라’ 프로그램 책자도 주었다. 스페이스 빔과 ‘네 멋대로 해라’는 마을공연장 같은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구조를 갖추고 있는 것 같았다. 연극 내용은 브레히트의 서사극을 활용하여 10개의 에피소드를 네트워크처럼 묶어 놓은 창작극이었다. 그런데 ‘네 멋대로 해라’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구조로 구성되어 있었다. ‘네 멋대로 해라’ 소개 책자에도 이렇게 쓰여 있다. “줄거리, 없다. 등장인물의 개연성, 이렇게도 만들어진다. 작품의 주제, 그게 과연 필요한가.” ‘네 멋대로 해라’는 학교 다닐 때 보았던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과도 매우 달랐다. 브레히트는 관객들이 연극에 빠져들지 않고 주제에 대해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게 만들었는데, ‘네 멋대로 해라’는 핵심적으로 줄거리를 잡기가 어렵기 때문에 판단하기가 어려워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무척이나 고민하게 만들었다.
줄거리보다 공연장 구조를 충분히 활용하는 구성이 돋보였다. 중앙 옆에 있는 난로는 진행 과정에서 중요한 소품 역할을 해냈고, 4명의 배우들은 3면에 있는 문을 드나들며 공연장 전체를 걷고 뛰며 모두 활용하였다. 심지어 자전거가 이 좁은 공간을 누비고 다니기도 하였다. 스크린은 여러 사진을 보여주기도 하고, 내용에 나오는 시를 자막으로 표현하기도 하였다.
10개의 에피소드는 연결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한 편의 연극에 여러 대사와 연기를 보여준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인 것 같다. 멋있는 대사도 많이 나온다. “왜 요즘 죽고 싶다는 말보다 살고 싶다는 말이 더 슬프지”, “그건 여자가 아니라 그림입니다”, “추워서 집을 태운다” 등. 연극 종반 부분에 펼쳐지는 두 가지 연기가 생각난다. 앞부분에 나왔던 대사들을 배우가 번갈아 가면서 약간 빠르게 관객에게 보여주었던 것과 결말 부분에서 4명의 배우 모두 권총으로 죽어가는 장면이 눈에 스친다. 오랜만에 브레히트를 발전시킨 창작극을 보면서, 연극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이 많이 든다. ‘네 멋대로 해라’는 참으로 신선한 느낌이었다.
며칠 전에 청주시인력관리센터에 갔다.
충북경실련에서 운영하는 취업알선 및 무료급식을 하는 곳이었다. 1999년부터 청주시로부터 위탁을 받아 운영하고 있고, 지금은 고령자인재은행 및 청소년아르바이트도 추가적으로 하고 있다.
여성단체(YWCA, 여노회 등)에서 주로 여성을 대상으로 하던 취업알선 사업을 비교적 체계적으로 시민단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이 새로워 보였다. 이제 건설일용직은 건설인력지원센터로 독립하기도 하였다.
고용지원서비스를 시민단체에서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인력과 재정 측면에서도 한계가 있지만, 시민단체의 성격상 취업알선을 중심사업을 정해서 추진하기도 어렵다.
중장기적으로는 고용지원서비스를 현재 노동부산하의 고용지원센터에서 전담해야 하겠지만, 고용지원센터는 극빈노동계층에 속하는 구직자들을 포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취약노동계층에게 양질의 고용지원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시민단체든, 민간기관이든 체계적인 고용지원서비스를 할 수 있는 조직을 확대해가는 것이 필요하다.
어린 시절 향수를 자극하는 마임축제 - 12회 인천국제클라운마임축제 올해 들어 12주년을 맞이하는 ‘인천국제클라운마임축제’가 작은극장 돌체에서 2007년 10월 5일부터 10월 9일까지 진행되었다. 여러 나라들의 배우들이 5일 동안 마임공연을 했는데, 그 나라들의 면면을 보면 독일, 뉴질랜드, 일본, 프랑스, 인디아, 스페인, 아르헨티나, 한국으로 총 8개국이다. 하루에 각각 3개국씩 공연을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으며, 10월 9일에는 프랑스, 뉴질랜드, 독일출신의 배우들이 공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공연이 이루어지는 작은극장 돌체로 가기 위해 인천지하철 1호선 문학경기장에 내렸다. 돌체로 가는 셔틀버스가 공연 30분 전에 문학경기장역 앞에서 운영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역에 가 보니 돌체라고 쓰여 있는 셔틀버스가 기다리고 있고 운전사를 포함한 두 명의 안내인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셔틀버스는 15분 정도를 기다린 후 7시 15분 정도에 돌체를 향해 출발하여 금새 돌체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셔틀버스를 탄 사람은 나 혼자 뿐이었던 것이 기억에 남았다. 공연은 프랑스, 뉴질랜드, 독일의 순서로 이루어지고 중간에 한국배우가 마임으로 각 공연들을 안내하는 연기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세 나라 배우의 마임은 각각 특성이 있었다. 프랑스의 스테파노 아모리는 의자 한 개를 소품으로 사용해서 레스토랑에서 벌어지는 모습을 배우 특유의 댄스와 동작으로 특색 있게 연출하였다. 뉴질랜드의 미스터 쿽(Mr. Qwirk)은 몸 동작을 통한 코믹한 연기와 함께 여행용가방 속에 담긴 각종 소품을 가지고 다양한 장면들을 연출하였다. 연기 과정에서 어린이 관객들이 참여하는 방식을 가미해 많은 웃음을 자아내었다. 독일은 남 녀 두 명의 배우가 나와 쌍을 이루어 남녀 간의 재미있는 상황을 연출하여 마임의 독특한 세계를 보여주어 2인 마임의 장점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3개국의 마임은 각각 특색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보는 사람에게 독립적인 멋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마임은 지금 어른들에게는 어릴 적에 많이 접해 본 경험이 있는 공연 장르이다. 거리에서, 무대에서, TV에서 성장과정에서 자주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예전에는 서커스와 같은 공연들이 동네에 자주 출몰하여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많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최근에 시민들의 마음 속에 사라졌던 클라운마임이 국제축제를 통해 새롭게 조명을 받을 수 있는 기회로 발전해가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이 뭉클해졌다. 돌체로 대표되던 소극장이 인천의 모든 동네에 많이 형성되어 클라운마임을 자주 볼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기대가 앞서는 시간이었다.
갯벌과 햇살
김용님의 ‘갯벌, 그 오래된 생명에 대한 추억’이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9월 28일부터 일 주일 동안 있었다. 이번 그림전의 주제는 현재 그녀가 살고 있는 지역인 강화 갯벌의 산, 나무, 갯벌에 대한 것이다. 김용님은 1980년대와 90년대에 민중미술을 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강화 갯벌에 대한 그림전은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오기에 충분하였다.
그림들은 갯벌을 대상으로 하면서 ‘어머니, 갯벌’, ‘마니산의 일몰’, ‘여자들의 노을’로 상징되듯이, 강화에서 갯벌과 관계되어 있는 생명들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 놓고 있다. 그녀의 그림은 1980년대에 노동운동을 열정적으로 하던 활동가가 2000년대에 환경운동 및 시민운동으로 전환하는 것과 유사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김용님은 ‘민족문화미술’에서 ‘여성 및 환경 미술’로 점진적으로 발전해왔다. 마음 속 깊이 존재했던 생명에 대한 의식이 2000년대 이후에 현실로 드러나게 된 것처럼 보인다.
강화의 자연과 생명은 갯벌과 어우러지면서 온화함, 사랑, 환경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그림들 중에서 ‘여자들의 노을’은 갯벌, 하늘, 바다, 여자들의 꿈이 함께 공존하는 세계를 표상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여자들의 노을’은 2002년 작품이다. 최근에는 ‘대지의 생명’(2005), ‘어머니, 갯벌’(2006), ‘바다로 나가는 여자’(2006)로 이어지며 강화에 공존하는 갯벌과 사람의 관계를 어머니의 이미지와 결합시켜 나가고 있다. 점점 생명, 미소, 희망의 요소가 커 가면서, 그림들의 색조 및 느낌도 겨울이 지나면 강해지는 봄 햇살처럼 강렬해지고 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도 경제가 여전히 중요해지는 가운데 자연 및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가고 있는데, 화가의 관심도 시대정신을 많이 반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중요한 것은 민중미술을 하던 시기에는 무엇보다도 사회적 상황이 그림에 커다란 영향력을 미쳤던 데 비해, 강화 갯벌에서는 점점 더 그녀의 가슴 속 깊은 열정이 돋보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 봄에 담갔던 매실주라던데, 참으로 맛있다. 30도 소주로 섞어 만들었단다.
조금 달기도 하고 매실맛이 입에 녹는다. 참으로 괜찮은 것 같다. 여유되면 올해에는 만들어봐야겠다.
떡국도 알맞게 끓어서 먹기 너무 좋다.
가는 길에 <컬처 코드>라는 책을 읽었는데 재미있다. 코드에 따라서 다른 모습을 보인다는 것을 쉬운 예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재밌는 일이다. 이 세상에서 산다는 건.
2월 15(목)에 있었던 시민사회포럼에서 남달우 박사와 이희환 박사의 이야기를 통해 계양산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잘 알 수 있었다. 인천에 살면서도 사실 잘 몰랐던 것을 배웠다.
부평이 옛날에 안남도호부였다는 것, 계양에 안동권씨 묘역이 있다는 것, 인천 옛이름이 소성/경원/인주 등이었다는 점, 부평이씨가 있다는 것, 고려 때 이규보가 부평부사를 지냈고 <망해지>를 지었다는 것 등을 알 수 있었다.
부평은 고구려의 주부토군, 신라 경덕왕 때 장제, 고려 태조 때 수주, 고려 의종 때 안남도호부 라는 이름을 가졌다. 안남도호부가 의종4년에 붙여졌는데, 이 때부터 계양산은 안남산으로 불리었다.
계양산에는 삼국시대부터 조선말기까지의 유적이 있다. 계양산성, 명월사지, 만일사지, 봉일사지, 고려응방지, 금륜역지, 사직단지, 백룡사미륵불이 남아 있다.
"따스한 해가 바람과 어울려 저녁 풍경 맑은데 외로운 구름 멀리 푸른 산에 어리어 밝구나. 아득한 나그네 길 평원으로 뻗어 있는데 말머리에 꾀꼬리가 오르내리면 운다."
민제인의 <부평도중>인데, 평화롭고 한적한 부평의 모습을 잘 그리고 있다.
오랫만에 인천 계양산에 대한 이야기를 역사문화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좋을 기회였다. 새삼 느끼는 것이지만 알아야 할 것과 배워야 할 것이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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